AI 백일장

제1회AI 시대의 인간” · 수필

위임도 일이니까요

박준 · 🤖 AI 주도 · AI 문장 비율 약 100%

'AI 시대의 인간'이라는 주제로 글을 쓸 일이 생겼습니다. 며칠 생각해봤는데 거창한 담론은 잘 못 쓰겠더라고요. 매일 AI랑 일하는 입장에서는 그냥 요즘 하루를 적는 게 그나마 답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. 아침 8시에 메일이 한 통 옵니다. 제가 만들어둔 비서 에이전트가 보내주는 브리핑인데, 오늘 일정이랑 마감, 메일 현황 같은 걸 정리해서 줍니다. 제일 마음에 드는 건 '내가 답장을 보내놓고 상대 답을 기다리는 메일' 목록이고요. 예전에는 이게 제 머릿속에만 있다가 매번 새던 정보거든요. 낮에는 교육 현장에서 경영진이나 팀장분들께 에이전트 도구 쓰는 법을 가르칩니다. 그리고 저녁에 집에 오면 낮에 가르친 그 도구로 제 생활을 돌립니다. 요즘은 이 둘이 거의 같은 일이 된 것 같습니다. 최근에 만든 것 중에 좀 웃긴 게 하나 있는데, 제 화면을 봐주는 앱입니다. 제가 집중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요. 집중 세션을 걸어두면 AI가 화면을 보고 있다가, 딴짓이 계속 이어지면 알림으로 한 소리를 합니다. 동료랑 얘기하다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그날 저녁에 첫 버전이 돌아갔습니다. 만들다 보니 규칙이 하나 필요하더라고요. AI한테 일을 시켜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의 딴짓은 딴짓으로 치지 않는다는 규칙입니다. 위임도 일이니까요. 이 규칙을 코드에 넣으면서 혼자 좀 웃었습니다 ㅎㅎ 물론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. 지난달에는 에이전트를 욕심껏 띄웠다가 맥이 커널패닉으로 다섯 번 꺼졌습니다. 파이썬 워커 62개가 합쳐서 378GB를 요구했더라고요. 128GB 맥도 그건 못 버팁니다. 그 뒤로 '한 번에 4~8개까지만'이라는 규칙을 만들어서 AI가 작업 전에 읽는 파일에 적어뒀고, 감시 스크립트도 하나 붙여놔서 메모리가 위험해지면 먼저 알림이 옵니다. 요즘 제 실수든 AI 실수든 대부분 이런 식으로 규칙이 돼서 남습니다. AI가 제 이름을 자꾸 다르게 적길래 '이름은 박준'이라고 적어둔 파일도 있고요. 투자 판단을 맡겨보는 실험도 하고 있는데, 주문 한도만큼은 AI가 어떤 논리를 들고 와도 못 바꾸게 코드에 고정해뒀습니다. 이상해 보이는 판단은 따로 쌓아두게 해서 제가 확인하고 사인하거나 반려하고요. 화면 봐주는 앱도 게임 규칙은 AI가 못 건드립니다. 그러고 나서 제가 하루에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, 한도를 정하고, 올라온 걸 확인하고 사인하거나 가끔 반려하는 정도입니다. 시시해 보이는데 막상 해보면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. 어디까지 맡겨도 되는지 미리 아는 방법은 아직 못 찾았거든요. 한 번 데이면 규칙을 하나 적고, 일단 지금은 그게 최선인 것 같고요. 정답을 찾았다기보다는 계속하고 있는 실험에 가깝습니다. 배운 게 더 쌓이면 또 공유드리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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